오지여행-잊지못할 감동을 드립니다!
 

 
작성일 : 18-02-18 15:10
에디오피아의 그 찬란한 여행을 추억하며..
 글쓴이 : 양호인
조회 : 878  

..... 에르트알레 화산에서......

  미친 짓인지도 모른다. 끓어오르는 분화구가 한 발자국 아래인데 그 뜨거운 열기와 유황냄새를 맡아가며 거기에 서있었다.
 
  에르타알레 화산 정상이다. 섭씨 1200도의 용암이 끓어오르고 있는 곳,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용암호수라고 한다.
  때로는 용암이 분화구 밖으로 흘러넘쳐 광활한 땅과 기괴한 형상의 바위군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제주도의 바위처럼, 파도무늬를 한 까만 바위 군상이 지천이다. 120만년동안 시뻘건 용암이 끓고 있는 곳, 에르타알레는 아파르족의 말로 연기 나는 산이란 뜻이라고 한다. 
 
  벌겋게 끓어오르는 화산이 눈앞에 펼쳐지자 나는 그만 황홀경에 빠지고 말았다. 후끈거리는 온도와 메케한 유황냄새가 속을 메스껍게 하고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한 웅장한 용암호수의 모습은 어느새 내 가벼운 증상들을 말끔히 날려 버린다.
  푸석푸석 부서지는 바위를 가이드가 툭툭 치고 지나가면 우리가 그 바위를 밝고 지나간다. 마치 모세의 지팡이처럼 대단한 위력을 가진 그 나이어린 가이드에게 우리의 생사여탈권이 주워져 버린 순간이다. 
  이 곳의 광경을 바라보며 사진 찍기 따위가 무슨 소용이랴는 생각이 들었다. 이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천상세계에 온 듯 한 것을.
  아파르 족은 이곳을 악마의 문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악마의 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이 광경을 보지 않았다면 난 아마 평생 후회하였을 것이다. 

  분화구 앞을 가득 메운 관광객은 기백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화산이 웅장하게 끓는 소리를 낼 때만다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이런 광경을 제일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라고 한다. 맛있는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찾는다고 활화산이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라 그런 모양이다. 어느 일본인 여성 관광객은 올라오다 다쳤다며 현지 가이드의 등에 업혀 그 곳을 찾은 이도 있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피를 흘리며 그 곳에 왔을까 싶으니 미친 사람은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그 위험하고 황홀한 놀이가 끝났을 때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바로 지척인 언덕 밑에서 그 메케한 냄새와 용암이 끓어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잠을 청한다. 물론 돌을 쌓아올린 움막집이다. 우리는 다시 원시인이 된다.
  세 명의 용감한 여 전사는 차라리 야외 취침을 결정한다. 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지붕 삼은 낙타와의 동침이다.
  피곤이 엄습해와 눈꺼풀이 천근이다. 잠을  청할 양으로 세 여자는 머리맡에 우리의 포터였던 낙타를 보초로 세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낙타의 보초서기가 시원찮았는지 들쥐가 잠자리 발밑에서 줄행랑을 친다. 낙타는 꺼억 하고 트림을 한다. 그리고 다시 되새김질을 한다. 낙타가  되새김질을 한다는 것을 그 때서야 기억해냈다. 그 소리가 자꾸만 신경에 거슬렸는지 이리 돌아눕고 저리 돌아눕기를 수차례, 어느새 자장가가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그 밤을 찬란하게 보내고 새벽 4시 35분, 에디오피아 여행의 백미인 에르트알레 화산의 용암호수와 이별을 고했다.
 
  아아!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그 후회를 어찌 감당하였을까?
  나의 미친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2018년 2월 17일.

 멋진 여행을 기획해주신 이정식 상무님께 감사드려요.
너무 많이 늦었지만 그 날의 기억을 다시 낙타처럼 되세겨 보시라고...ㅋㅋ

같이 올라가자고 꼬드겨 주신 두분 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글구 저를 위해 선뜻 등산스틱을 빌려주신 P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모두들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세요..

이정식 (18-02-19 09:42)
 
양선생님 설 연휴는 잘 지내셨어요?
에르타알레를 오르던 그날 밤이 생생하게 기억 날 정도입니다.
화산을 오르면서 물이 모자라 물한방울 나누어 마시던 일부터
붉은 용암의열기와 연기냄새, 수많았던 관광객이 어느 순간 모두 사라지고
우리만 남아서 용암의 숨소리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느끼던 때 까지....
정말 자세하고 실감나고 흥미진진하게 여행수기를 올려주셨네요.

그 때의 즐거웠던 추억에 젖어봅니다

멋진 여행수기,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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