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여행-잊지못할 감동을 드립니다!
 

 
작성일 : 19-11-07 17:38
동유럽에서....에피소드,,,
 글쓴이 : 양호인
조회 : 332  

공짜는 없다.

  동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조금 후면 공항으로 가야 하는 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다.
보름이 지나고부터 집이 그리워지더니 갑자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비세흐트라성의 아침은 상쾌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 모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길에 나선 모양새이다. 유명인사의 묘지가 있는 프라하의 공원묘지에서는 드볼작을 만나기도 하고 스메타나를 만나기도 했다. 내가 합창단 6년 차 음악도라고 너스레까지 떨어가며 스메타나의 초상 옆에서 사진도 찍었다.
 쉼 없이 마치 경보 경주라도 하는 것처럼 빠른 탬포로 달려온 18일이 아쉬워짐은 방랑 끼가 잔뜩 들어선 나그네의 삶을 마무리하는 게 아쉬워서일 것이다.

 갑자기 잘 마시지도 않던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니 커피보다는 유럽의 아침, 카페 분위기에 취해보고 싶었던 것일 거다. 프라하의 구시가지를 돌며 어슬렁어슬렁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바벨이라는 구 시장을 구경하기도 하고, 선물 가게를 구경하기도 하며. 선물 가게에서 귀국해서 선물로 쓸 크림이며 용품들로 몇 점 샀다. 선물은 기내 반임이 어려운 튜브형 크림이 있어 공항에서 큰 가방에 넣어야 하니 비닐 가방에 넣어 손에 들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가이드의 안내로 카페로 들어갔다. 안 마시던 커피를 주문했다. 어차피 비행기에서 잠을 자기는 글렀으니 책이나 읽을 심산에서이다. 컨디션이 나빠져서 미리 공항으로 떠난 셋을 뺀 일행은 달랑 일곱 명이다.

 조그만 잔에 에스프레소는 피한, 좀 약한 커피라는데 나한테는 한약이다. 조금씩 마시니 뒷맛이 좋다. 몇 년 만에 즐겨 보는 진한 커피 맛인가 싶다. 하긴 내가 예전에는 커피광이 아니었던가. 위장이 나빠지면서 끊었던 커피이니 그 맛을 즐기지 못할 바 아니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어느새 커피잔이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이다, 옆자리에 앉아 계산 춘천의 CH 선생님께서 커피값을 내신다고 하신다.
오카리나로 넬라환타지아를 편곡까지 하여 멋지게 연주하시어 우리 일행의 여행길에 멋진 음악회를 선물하신 분이다. 그 선율이 아직도 내 마음을 촉촉하게한다.  선뜻 나서서 막아야 했다. 내가 가자고 부추겼고 그렇지 않더라도 커피 한잔 사고 싶은 아침이었으니까. 그런데 내 입이 열리지 않았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니었다. 아니라고 내가 살 것이라고 해야 했었다. 부지런히 셈 없는 머리를 굴리고 있는 사이 커피값은 CH 선생님이 내고 말았다. 모른 척 일어설 수밖에, 아무렇지도 않게 카페를 나와 자동차에 올랐다. 공항으로 가는 자동차 안, 뒤에 앉아 계신 CH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에라 모르겠다. 상황이 끝나 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며 신경 안 쓰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두 개의 케리어를 끌고 출국장으로 갔다. 앞서갔던 L이 케리어를 연다. 왜 여냐며 물었다. 아침에 산 물건을 넣어야 할 것 아니냐며 너도 넣어야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제 서야 생각이 났다. 장기간 해외 나들이 떠난 딸 걱정이 태산 같으실 어머니와 베란다에 무심하게 두고 온 화초들에게 여행 기간에 일요일마다 물을 주러 와 주는 친구 H에게 줄 선물 꾸러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솔자에게 전화를 해 보았으나 자동차에도 없었다.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그 카패에서 커피 맛에 취해, 아니 커피값을 안 낸 대가를 치르느라 두고 온 모양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생각났다. 15유로도 안 되는 커피값을 안 낸 대가는 가혹했다. 커피값의 몇 배가 되는 선물값과 선물을 고르면서 담겼던 내 마음 까지 몽땅 잃어버렸다.

 여행 가방을 붙이고 개찰구 입구 대기시간이다. 옆자리에 앉으신 CH 선생님이 오늘 커피값은 양 선생이 낸 것으로 하자며 위로하신다. 물론 그분은 내가 커피값을 내리라 결심했던 사실을 알 리 없으니 위로 삼아 하신 말씀이신데, 그 말씀이 비수가 되어 더더욱 몸 둘 바를 모르게 했다. 내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고 말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은 진리였다.

                양호인의 반성문입니다...ㅋㅋㅋ

알찬 프로그램과 스케줄로 동유럽여행에 초대해 주신 이정식 상무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가 이런 반성문까지 쓰게 만든, 여행기간 동안  함께 웃고 웃으며 지내며 동행하신 분들과  아름다운 추억 만들 수 있어서 행북했습니다.
아직 열어보지 못한 내 화일 속의 사진들도 나를 기다리느라 애타고 있겠지만 조좀 더 여유롭게 그 사진들과 추억을 곱씹기 위함이니 이해하리라 맏습니다.

특히 춘천의 ch선생님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갔던 곳 모두에도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의 발자국이 새겨졌을 것이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 것 같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다시 이멤버와 함께 여행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귓전에 오카리나 음악선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정식 (19-11-08 04:46)
 
여행중에 챙길 것이 많아 경황이 없어서 양선생님의 세세한 감정을 미쳐 헤아리지 못했었군요.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사소한 거라도 물건이 없어지면 더욱 속상하기 마련이지요.
아무튼 좋은 쪽으로 생각을 정리하셨다니 다행스럽습니다.
짧은 에피소드지만 이렇게 글로 올려주시니 생생히 생각나고 고맙습니다.
여행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가 봅니다.
더욱이 이번 여행멤버는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던 같아요
마치 한 가족처럼 서로 배려하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 하는 모습들이
일반적인 여행에서와는 너무 달랐지요.
고생하신 모든 고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회가 오면 다시한번 모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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