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여행-잊지못할 감동을 드립니다!
 

 
작성일 : 16-02-24 15:21
아프리카와의 첫 만남
 글쓴이 : 나마스떼
조회 : 3,801  

어릴 적 읽었던 슈바이쩌 박사의 전기, 어린 왕자,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을 통해 얻은 단편적인 인상들이
알고 있던 아프리카의 거의 전부였던 내게 아프리카는 오래 남겨진 숙제였습니다.
그러다가 이정식 상무님께서 에르타알레 화산과 다나킬 평원을 볼 수 있는 출사 여행이 준비하셨다는 것을 알고
주저없이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신청해 놓고 기다르는 몇 달 동안 한편은 기대와 설렘, 또 한편에서는 걱정이 오락가락 하였지요.
다나킬에서 지내는 3일은 호텔은 커녕 수도가 없어 혹독한 더위 속에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는 무척 힘들겠다는 걱정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어느덧 출발 날짜가 되어 구정 연휴를 며칠 앞둔 2월 4일 인청 공항을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 일행은 모두 9명으로, 그 중오래 전 카라코람과 라다크 여행을 같이 한 남국장님과
지난 달 라자스탄에서 함께 한 육태규 사장님 내외분이 밝은 얼굴로 맞아 주어
덩달아 금새 두려움과 걱정이 사라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홍콩을 경유한 오랜 비행 끝에 드디어 아디스아바바, 아프리카에 첫발을 내려 놓았습니다.

유년 시절 '맨발의 아베베'의 나라로 우리들 기억에 새겨진 에디오피아,
한국 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인연이 있는 나라로
새로이 만나는 모든 풍경과 사람들이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현지 가이드를 만나니 그 이름도 정겨운 '아베베', 여행사 대표인데
이상무님과의 인연으로 특별히 직접 안내에 나섰다고 합니다.
첫날은 아디스 아바바(새로운 꽃이라는 의미랍니다) 시내에서 고고학 박물관, 시장, 외곽의 산 언덕을 돌아보며
가볍게 워밍업.
이튿날 아침 국내선으로 메켈레에 도착하여 지프로 갈아타고 다나킬 평원의 관문 마을인 하메델라를 향해 달렸습니다.
4년 전에는 비포장이었다는 길이 말끔히 포장되어 예상보다 편하게, 일찍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형편이 열악하리라는 것은 이미 각오한 일이었음에도 막상 도착해 마을과 우리 숙소를 보았을 때는
'아,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구나'하는 심정이었지요.
나무 줄기를 엮은 것에 낡은 천막 천 등을 대충 둘러댄 오두막, 나무 줄기에 새끼줄을 얽어 만든 간이 침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듣던 대로 화장실도, 샤워실도, 전기도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오지 여행의 타이틀에 걸맞는, 제대로 된 오지를 드디어 여행하게 된 것이라 여기며,
우리는 밤에 수 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잠들 수 있느니 7성급 호텔을 능가하는 '밀리언 스타급 호텔'에서
3일을 지낼 수 있음을 자축하자며 우리는 스스로를 위안하고,
드디어 다나킬 평원의 낙타 캐러번을 만나러 길을 나섰습니다.

이곳은 해수면보다 130 미터까지 낮은 지역으로 본래 바다였다가 화산의 폭발로 육지 속에 분리되어
오랜 시간 증발하여 광활한 소금 사막이 된 것으로, 이 지역에 사는 아파르족 중 상당수가 이 소금을 캐서
낙타와 노새 등에 싣고 다른 지역 도시들로 운반하는 것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짚차로 한참을 달려 가지 멀리 소금 호수 너머로 작은 점으로 기다랗게 낙타 행렬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점점 커지며 그 장관을 드러내자 우리 일행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댔습니다.
낙타 캐러번 사진을 인터넷 등을 통해 보았지만, 이렇게 많은 낙타와 나귀(저는 나귀인지 노새인지 확실히는 모릅니다)
행렬이 물을 건너서 오는 사진은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던 캐러번들이 뜸해지자 어느덧 일몰이 되었고,
우리도 그들 뒤를 천천히 따르며 참으로 꿈만 같던 오늘의 풍경을 마음에 되새김하였습니다.
'이런 사진만 담을 수 있다면 그까짓 밀리언 스타급 호텔의 불편과 고생은 얼마든지 견뎌주마'하는 기분으로.

그리고 막상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의 잠자리에 누워보니 나름대로 운치도 있었습니다.
밤이 되자 더위도 견딜만 해지고, 온 하늘에 쏟아질 듯 많은 별들이
마치 어릴 적 산골 외갓집에 놀러가 마당 가운데 멍석 펴놓고 보았던 그 밤하늘과 같아 보였습니다.
또 아베베는 여행 기간 내내 한결같이 우리를 위해 마음에서 우러난 최선을 다해 주었고,
식사 담당인 마스카람도 예쁜 용모 못지 않게 훌륭한 솜씨를 발휘하여
3일 동안 거의 같은 것이 없을 정도로 맛있고 다양한 요리로 우리를 흡족하게 해 주었습니다.
아베베와 마스카람, 그리고 험한 길에 고생을 많이 한, 친절한 우리 3호차 기사 이봉고를 비롯한 기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날은 다니킬의 또다른 풍경을 찾아 나서 유황 성분과 소금 기둥으로 이루어진 산과 계곡을 둘러 보고,
달롤 유황 호수에서 오색 찬란한 지구의 신비로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화산 지형이라 여기저기서 온천이 샘솟는 가운데, 유황의 노랑색을 중심으로 흰색, 주황색, 에메랄드색 등 다양한 색들이
호수와 산, 다랑논 등의 다양한 모습을 연출해 주는 모습들은
마치 먼 외계의 행성이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다나킬 지역의 또 다른 명소 에르타알레(연기나는 산이라는 뜻) 화산을 향해 나선 길은 참으로 험하고 멀었습니다.
자욱한 흙먼지를 날리는 사막, 험한 바위 언덕 길 등을 오가며 달린 길은 내가 그동안 다녀본 모든 험로를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잠시 쉬는 사이 상무님께 '오프로드를 일부러 찾아가 달리는 사람들의 그 마음을 조금 이해할 듯하다'고 하자,
'지금까지는 그저 시작에 불과할 뿐이랍니다'고 답하셨지요.
드디어 도돔에 도착하여 기온이 내려가는 밤을 기다려 약 3시간을 걸어서 에르타알레 화산에 도착한 순간,
그 감명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화산들을 지금까지 보았지만, 바로 지척에서 붉은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며 터져나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마치 지구의 뜨거운 피가 솟구치고, 심장이 맥박치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힘들었지만 이번 여행을 나선 보람은 충분했습니다.
험한 길과 불편한 숙소 등을 보았을 때는 아내를 동반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가도,
낙타 캐러번의 장관과 달롤 유황 호수, 에르타알레의 신비로운 광경을 보는 순간에는
이 아름답고 신기한 모습을 아내에게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하며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주변머리 없이 또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 같아 이제 간단히 줄여야겠습니다.
다나킬 지역 이후에는 비교적 여유롭게 메켈레, 게랄타, 악숨, 랄리벨라, 시미엔 국립공원, 곤다르 등을 둘러보며
에티오피아의 자연과 문화, 역사,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국민의 약 45%가 믿는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도들의 독실한 신앙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슬람도 상당수를 이루는데, 큰 불화없이 서로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도 좋아 보였습니다.
랄리벨라의 암석 교회 중 세인트 조지 교회의 아침 예배 모습,
악숨에서 만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많은 신도들이 어둠 속에서 넓은 길과 광장을 가득 메운 채 하얀 옷을 입고 나선
신도들의  새벽 기도와 예배 모습 등은 참으로 아름답고 거룩해 보였습니다.

좀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누구에게든지 꼭 한번은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정말 아름답고 신비한 풍경들을 만난 좋은 여행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꼭 감사를 전하고 싶은 것 또 한 가지는 육태규 사장님 내외분께입니다.
아버님과 누님의 영향으로 학창시절부터 사진과 인연을 맺어, 가히 사진예술로 일가를 이루신 육사장님께서
담으신 사진을 보고 말씀을 들으면서 좋은 가르침을 얻었고,
배탈이 나서 고생하는 제게, 준비해 오신 된장국 등 비상식량을 끼니 때마다 챙겨주신
사모님의 친절 덕분에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에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상무님과 함께 한 모든 일행분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빕니다.
나마스떼!

이현석 (16-02-24 15:58)
 
잊지못할 추억에 남을 여행이셨군요. 마치 제가 현지에 가있는듯한 설명입니다. 가보고 싶네요.
     
나마스떼 (16-02-25 14:42)
 
예, 결코 후회 없을 색다른 여행지이더군요.
불편함과 고생도 지나고 나면 더욱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요.
이정식 (16-02-24 20:31)
 
이선생님 여독은 좀 푸셨는지요? 몸은 괜찮으시구요?
마치 현장에서 다시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고 재미있게 묘사를 해 주셨군요.
당시에는 참 고생스러웠는데, 지나고 나니 즐거운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선생님을 비롯해 일행분들 모두 도와주시고 인내하여 주신 덕택일 것입니다.
너무나도 멋진 여행수기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나마스떼 (16-02-25 14:43)
 
한동안 푹 쉬었더니 이제 서서히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멋진 여행 기획하고 안내해 주심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솔이울 (16-02-25 05:09)
 
평생기억에 남을 여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런 나라는 언제 못가게 될찌 모릅니다.잘 다녀 오셨습니다.
     
나마스떼 (16-02-25 14:44)
 
예. 감사합니다.
이사장님과 사모님께서도 두루 평안하시지요?
육태규 (16-03-01 11:56)
 
돌아오자마자 밀린 일이 있어 이제야 글을 보았습니다 간직해야될 추억의 글과 사진을 남겨 주셨네요 여행중 많은 배려에 감사드리고 다음 여행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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