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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19 19:05
인생의 맛
 글쓴이 : 양호인
조회 : 876  

인생의 맛
 
 작열하는 태양이 차창 밖에서 쏟아져 들어온다. 차량 에어컨을 켜긴 하였지만 차창을 뚫고 들어오는 태양빛을 피하는 방법은 그저 손수건을 창문 틈에 걸고 막아보는 것이 고작이다. 사진을 찍는 동안은 배고픈 것도 잊어버리는데 차안에만 오면 먹을 것이 어디 없나 하고 뒤적뒤적 거리기를 반복한다. 간식을 먹는 것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 이도 저도 싫어진다. 하긴 이 곳 사람들이 지금의 우리들처럼 간식이라도 먹는 다면 아마도 성찬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잠깐 동안 미안해지다가도 어느새 잊어버리고 또 다시 밥은 언제나 먹을까가 궁금할 뿐이다. 해가 중천에 오르고 아마도 우리가 출발한 지 7시간을 훌쩍 넘긴 것 같다. 그 때쯤, 정말 그때쯤 밥 먹자는 소릴 안했다면 정말 화가 나고 말았을 것이다.

 선수 차량이 차를 세운 곳은 호텔 앞이다. 웬 호텔 앞? 일행은 모두 의아한 눈빛이다. 낮잠을 자란 소린가?, 아니면 이 호텔에서 밥을 먹는다는 얘기인가? 하긴 호텔이라고 해봐야 보다시피 뭐 먹을 만한 게 있을 것 같게 생기지도 않았으니 인솔자 입만 멀뚱멀뚱 처다 보고 있었다. 이렇게 준비된 주방이 이 모습이다. 이 곳에서 저런 모습의 호텔은 잠자는 호텔이 아니고 이렇게 지나가는 길손들의 쉬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조그만 구멍가게도 있는 그런 곳을 말하는 거라고 한다. 호텔에서 빌린 화로와 냄비를 우리가 가져간 생수로 깨끗이 씻고 물을 끓여 라면을 끓여 먹거나 일명 김병장이라 불리는 봉지비빔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김병장은 군대 비상식량처럼 만들어진 것인데 끓인 물을 붓고 10여분 정도 지나면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닌 묘한 맛이 나는, 그러나 꽤 먹을 만한 모습이 되는 비상식량이다.

 이렇게 화려한 주방에서 한 시간 가까이 준비된 라면과 김병장은 어떤 유명 쉐프도 흉내 낼 수 없는 맛, 그 맛으로 우리의 절대 미각을 사로잡았다.

바로 이 맛이야! 이게 인생의 맛이란 거지.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햇빛을 피해 낡은 지붕의 처마 밑으로 조용히 숨어들어 먹어대는 그 모습 또한 일품이었다. 아마 이 모습의 내 인생 최대의 성찬 모습의 아닐는지.

양호인 (17-01-19 19:09)
 
ㅋ.ㅋㅋ..ㅎㅎ
이정식 (17-01-21 21:31)
 
양선생님 안녕하세요?
마다가스카르 다녀온 지 벌써 수 개월이 지났는데
올려주신 후기를 보니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하나하나 생각이 나는군요.
흙먼지바람이 일던 황량한 흙집에서 사진처럼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던 모습도 아련하구요.
즐거운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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